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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미니멀리즘

문득 내가 가진 기기가 모두 필요한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디지털 미니멀리즘

어느 날 중고로 갤럭시 노트5를 구매했다. 아이폰으로는 게임이나 취미 개발에 불편한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맥북 에어, 아이폰, 리디 페이퍼에 이어 나의 4번째 디지털 기기가 되었다.

그러다 문득 이것들이 모두 나에게 필요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각기 용도에 충실한 기기들이고 필요에 따라 잘 들고 다니기는 했다. 그러나 조금씩 부족하더라도 기기를 좀 더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다 들고 다니기는 무겁기도 하고, 내 형편에 과잉 지출인 것 같기도 하였기 때문.

용도 정리

내가 이 기기들로 하던 일이 무엇인가 정리해보았다.

  • 게임: 직업 상 안할 수가 없다.
  • 독서: 폰과 리디 페이퍼로 번갈아가며 책을 읽었다.
  • 글쓰기: 맥북 에어로 카페 혹은 여행 중에 글을 작성하였다.
  • 사진 찍기: 자주 찍진 않지만 한번 찍으면 공들여 찍는다.
  • 개발: 새로운 툴이 나오면 한번쯤 돌려보는 정도.

결정

갤럭시 노트8 + 접이식 키보드 조합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어떤 상황에서든 폰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단 하나의 기기를 쓴다면 안드로이드 폰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아이폰으로 개발하려면 맥북이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 독서를 하든 글쓰기를 하든 액정이 커야하므로 노트8로 선택이 좁혀졌다.

글쓰기에는 자판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접이식 블루투스 키보드를 구매하기로 했다.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블루투스 키보드를 빌려서 사용해보았다. 역시 실제로 써봐야 어떤 형태의 키보드가 타이핑하기 편한지 알 수 있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노트8과 블루투스 키보드를 구매하고 쓰던 모든 전자 기기를 중고로 정리했다. (기기 4개 판매한 가격이 노트8 가격인 것은 함정.)

3개월

현재까지 너무나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카페에서 갤럭시 노트8과 키보드

기록하는 측면에서 너무나 만족스럽다. 간단한 것은 터치로 직접 타이핑하고, 더 간단한 것이면 S펜으로 필기하고. 긴 글을 쓰고 싶으면 슬링백에서 휴대용 키보드를 꺼내어 작성한다. 6.3인치 액정을 보며 글을 쓰는 게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전혀 상관없었다.

책 보는 것도 큰 문제 없었다. 평소에 길게 보는 편은 아니라 전자잉크에 비해 눈이 피로한 건 문제되지 않았다. 오히려 컬러 일러스트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나는 왜 진작 이렇게 바꿔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어쩌면 내 삶의 다른 부분들도 좀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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