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링고 끝까지 해보신 분?
듀오링고 전체 코스를 마쳤을 때의 경험을 소개합니다.
듀오링고를 시작한지 1000일이 넘었습니다. 출퇴근 시간마다 영어공부를 하다보니 어느 순간 영어 코스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문득 하나의 언어를 끝까지 마치면 어떤 모습일지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코스를 마치면 어떤 멋진 연출이 준비되어있을까? 코스를 마치면 나오는 오늘의 되새기기는 어떻게 생겼을까? 기획자로서 너무 기대가 되어 평소보다 더욱 열심히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엔딩 연출
마지막 레슨의 마지막 문제. 아이폰 화면 녹화를 켜고 설레는 마음으로 확인 버튼을 눌렀습니다.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보고 있었는데 완전 실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평소에 늘 보는 유닛 완료 연출이 그대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듀오링고가 게이미피케이션을 잘한 앱이라고 하지만 여기에서 게임과의 결정적인 차이를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앱의 관점에서는 마지막까지 도달하는 사람이 얼마 없으면 비용을 들이지 않는 선택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게임이었다면 그 몇 안되는 사람을 위해 반드시 특별한 무언가를 준비했을 것입니다.
오늘의 되새기기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오늘의 되새기기를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의 되새기기는 매일 6개의 레슨을 복습하도록 구성되어있습니다. 복습할 레슨은 지난 레슨 중 랜덤으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과 레전드 둘 중 하나의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되새기기에서도 실망을 금치 않을 수 없었습니다. 6개 레슨을 듣고 나면 다음 6개의 레슨이 제시될 줄 알았는데 거기에서 끝이었기 때문입니다. 영어 공부에 시간을 더 쓰고 싶어도 쓸 수 없으며, 경험치 획득량에 제한이 생겨 토너먼트에서 순위가 떨어지는 일만 남습니다.
결과
결국 실망 가득한 마음으로 듀오링고를 삭제했습니다. 레슨을 하루에 6개 밖에 듣지 못하고, 이로 인해 리그가 강등되는 경험만 하니 이제 나가라고 등 떠미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기획자로서는 전체 과정을 끝까지 마친 사람보다는 새로 시작하는 사람에게 비용을 들이는 것이 이해가 되긴 합니다. 하지만 듀오링고를 3년 간 결제하여 하나의 코스를 졸업한 유저 입장에서는 축하받는 대신 쫓겨나는 느낌에 실망을 넘어 배신감이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음 졸업하는 사람에게는 멋진 축하 연출이 나오기를 기대해봅니다.